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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의추천도서/인기도서/신착도서

책읽는의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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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가 사막을 만든다고?
김미현,송성혜 글, 한호진 그림/올리/2024
“햄버거 먹으러 갈래?”
환경 문제는 우리 주변에서 시작돼!
햄버거를 먹고, 과자를 좋아하고, 옷을 사고, 밤에도 불을 끄지 않고 켜 놓는 등 우리가 먹고 쓰고 생활하는 많은 일들은 환경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그만큼 환경 문제는 우리 생활 가까이 있지만, 크게 신경 쓰지 못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환경 문제는 ‘인지’에서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 작은 행동이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자각 말이다.
《아보카도가 사막을 만든다고?》는 환경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초등학교 3학년 마루가 돌봄 로봇 ‘알로’ 덕분에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 챕터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마루는 알로에게 아보카도를 사달라고 한다. 하지만 알로는 아보카도가 아닌, 수박을 사 가지고 온다. 마루가 이유를 묻자, 알로는 안테나의 빛을 내며 마루를 칠레 페토르카로 데리고 간다. 그렇게 알로와 환경 여행을 하고 온 마루는 아보카도로 물 부족 국가가 생긴다는 걸 알게 되고, 적정한 소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이렇듯 이 책은 햄버거, 라면, 과자와 빵을 먹는 일,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쓰는 일, 옷을 자주 사거나 핸드폰을 쓰는 일 등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는 행동에서부터 환경 문제가 시작된다는 것을 알려 준다. 환경 문제는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우리 주변에서 시작된다. 마치 캠페인 구호 같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수많은 환경운동가들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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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황조롱이 바람이
신나라 외 지음, 김지영 외 그림/국립생태원/2024
국립생태원이 주최하고 환경부가 후원하는 제8회 생태문학 공모전 수상 작품집
‘날아라, 황조롱이 바람이’ 발간
온 생명이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삶을 꿈꾸는 아홉 가지 이야기

국립생태원은 한반도 생태계를 비롯하여 열대, 사막, 지중해, 온대, 극지의 세계 5대 기후와 그곳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을 한눈에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생태 연구·전시·교육 종합기관입니다. 국립생태원 출판부(NIE PRESS)는 소중한 생태정보와 이야기를 엮어 유아부터 성인, 전문가에 이르는 다양한 독자를 위한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국립생태원 생태문학 공모전 소개]
국립생태원은 생태에 대한 이해와 교훈을 주고, 생태계 보전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23년 제8회 생태문학 공모전을 개최하여 총 9편의 생태동화를 선정하였습니다. 국립생태원은 앞으로도 꾸준히 생태와 환경을 주제로 한 생태문학 공모전을 열어 많은 사람이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과 생태 보전에 관심을 갖게 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훌륭한 작품들로 구성된 수상 작품집을 만들어 보급함으로써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환경의식을 심어주고 어린이들이 자연으로부터 배워갈 수 있도록 생태가치를 전파하겠습니다.

[대상 수상작 ‘날아라, 황조롱이 바람이’ 심사평]
대상 수상작 〈날아라, 황조롱이 바람이〉는 주인공인 하늬의 할머니 집에 황조롱이가 둥지를 틀면서 시작되는 하늬와 새끼 황조롱이 바람이의 성장 이야기로,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자연스럽게 그려 냈으며, 함께 성장하고 비상하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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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는 우주에도 있다
한미경 지음/현암주니어/2024
안녕?
나는 우주를 떠도는 장갑이야.
지구인들은 이런 날 ‘우주 쓰레기’라 부르더라고?
내가 어쩌다 떠돌이가 됐는지,
왜 우주 쓰레기라 불리는지 궁금하지?
이제부터 내 이야기를 들려줄게!
우리가 몰랐던, 우리가 알아야 할 우주 쓰레기
지구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늘 쓰레기가 넘쳐나니까요. 그런데 최근 들어, 드넓은 우주에서도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져 가고 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대체 우주 쓰레기는 무엇이고, 머나먼 우주에서 쓰레기가 생겨난 이유는 뭘까요? 우리가 궁금했던 우주 쓰레기의 모든 것을 담은 그림책 『쓰레기는 우주에도 있다』와 함께, 우주 쓰레기의 진실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봅니다.

우주 쓰레기 시점으로 쓰인 진짜 '우주 쓰레기' 이야기
이야기의 주인공은 우주 장갑입니다. 장갑의 주인이던 우주 비행사가 실수로 놓쳐 버린 뒤부터 장갑은 우주 떠돌이 신세가 되었죠. 스스로를 ‘우주 쓰레기’라 소개한 우주 장갑은 우주 쓰레기가 궁금한 지구인들을 위해 우주 쓰레기가 무엇이고, 왜 생겨났는지 조목조목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요즘 들어 장갑은 고민이 많습니다. 우주를 날아다니는 쓰레기가 많아도 너무나 많아졌기 때문이에요. 지구인들이 쏘아 올린 게 10개라면 우주 쓰레기는 9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우주가 이렇게 넓은데, 쓰레기가 좀 생기는 게 무슨 대수냐고요? 우주를 쏘다니는 쓰레기들은 언제라도 인공위성과 부딪쳐 고장을 일으킬 수 있거든요. 간혹 무거운 우주 쓰레기는 지구로 떨어져 해를 끼치기도 해요. 2020년에는 인공위성 부스러기가 아프리카 서쪽에 떨어져, 마을 건물들이 부서지는 일도 있었어요. 무엇보다 우리가 우주 쓰레기 문제를 무시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지구인들이 우주로 계속해서 무언가를 쏘아 올리고 있다는 점이에요. 치우는 사람은 없고, 쏘아 올리는 사람만 있다면 지구와 가까운 우주 궤도는 금세 쓰레기로 가득 차겠죠? 이처럼 『쓰레기는 우주에도 있다』는 우주 쓰레기가 어떻게 생겨나고 어떤 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단순한 과학적 사실을 넘어, 현실감 있는 예시와 함께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우주 쓰레기까지 신경 써야 돼?
『쓰레기는 우주에도 있다』는 우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지구인들의 노력을 소개하고 있어요. 지구인들은 다양한 우주 청소 로봇을 실험하고, 우주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생겨나지 않도록 우주를 평화롭게 이용하는 규칙을 만들어 지켜 나가려고 해요.
누군가는 ‘지구도 돌보기 힘든데, 우주 쓰레기까지 신경 써야 해?’라고 볼멘소리를 낼지도 몰라요. 하지만 인간이 우주로 나아가려는 시도를 거듭하는 한 우주 쓰레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에요. 지구 밖 환경 역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우주 환경 문제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우주 산업 시대를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이 책 『쓰레기는 우주에도 있다』가 우주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길잡이가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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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지음/열림원/2024
사회생물학자 최재천이 들려주는
2밀리미터의 작고 아름다운 사회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 사회생물학자로서 통섭적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폭넓은 사회적 화두에 치열하고도 따뜻한 목소리를 내어온 최재천 교수의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거의 알려진 바 없던 ‘민벌레’를 최초로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연구한 찰스 다윈의 성선택 이론부터 “곤충에서 시작하여 거미, 민물고기, 개구리를 거쳐 까치, 조랑말, 돌고래, 그리고 영장류까지” 전 생명의 진화사를 인문학과 아우르는 최재천 교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물음을 던진다. “과연 우리 인간이 이 지구에서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을까요?” 이 책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우리가 ‘곤충사회’를 비롯한 자연 생태계로부터 배워야 할 경쟁과 협력, 양심과 공정에 대하여, 그리고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로 인해 닥쳐오는 “어마어마한 일들”에 대하여 두루 다룬 저자의 강연들과 2023년 열림원 편집부와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부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는 최재천 교수가 유학을 떠나 생태학을 공부하고 “호모 사피엔스라는 동물”로서의 인간을 탐구하기에 이른 삶과 연구 이력을 풀어낸다. 젊은 세대에게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서기를 권하는 진심 어린 당부도 아울러 담겼다. 2부 ‘이것이 호모 심비우스의 정신입니다’는 인간과 다른 듯 닮은 사회성 곤충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깊이 들여다본다. 이들의 지혜를 모방하고 다른 모든 생명과 지구를 공유하는 공생인 ‘호모 심비우스symbious’로 거듭나기까지. 이어지는 3부 ‘자연은 순수를 혐오합니다’에서 저자는 “드디어 곤충이 사라지기 시작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전환으로서 “생태적 전환”을 제시한다.

이 책은 “2밀리미터의 작고 아름다운” 곤충사회로부터 시작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다. 오랜 유전자의 역사 끄트머리에 우연의 확률로 생겨난 인간, 자신들을 최후의 위험으로 몰아넣은 인간. 그러나 동시에 유일하게 유전자의 존재를 알고 탐구하는 인간.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자연을 곁에 두고 배우며 삶의 방식을 재정립할 수 있다. 그 동행이자 지침서로 『최재천의 곤충사회』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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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아름다운 미물들
안은영 지음/메디치미디어/2024
우연한 기회에 필연적으로 누에나방 애벌레를 키우게 된 안은영 작가, 작은 이파리 하나를 나누어 먹으며 무해하고 최소한의 삶을 사는 이 미물들에게 서서히 스며들듯 사랑에 빠진다. 사랑하면 그전까지와는 다르게 보이나니, 아홉 누에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그들의 모습을 구별하게 되는 감동적인 순간을 맞이한다. 꼬물거리는 아홉 누에를 키우며 운명처럼 누에 집사에서 누에 광인으로 진화하는 작가의 관찰 육아 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아무렇지 않게 자라주는 것이 이토록 감사할 줄이야”라고 말하는 그 마음에 공명하게 된다.
그림에 문외한인 작가가 애정 가득한 손끝으로 그린 누에 그림, 이 그림과 어우러진 전지적 누에 시점으로 쓴 별면의 글들이 독자들을 누에나방의 사생활로 흡입력 있게 이끈다. 그리고 속삭인다. 작고 하찮고 사랑스러운 누에와 당신도 사랑에 빠지게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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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 원더랜드
후카사와 유 지음, 정문주 옮김, 홍승범 감수/플루토/2024
《고목 원더랜드》에서 고목(枯木)은 말라 죽은 나무를 가리킨다. 살아서 다른 생물에게 에너지를 제공하던 나무가 죽으면 쓸모를 다한 걸까?

우리가 숲이나 공원에서 무심코 지나치던 고목 속에는 상상을 뛰어넘는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외부에서 보는 고목은 평화로운 것 같지만, 고목은 아프리카 초원처럼 여러 생물이 먹이를 다투는 각축장이다. 나무와 가장 밀접한 생물은 균류와 곰팡이다. 우리가 흔히 버섯이라고 하는 곰팡이, 목재부후균은 나무를 분해한다. 목재부후균이 단단한 나무 줄기를 분해하기 시작하면 다양한 생물이 모여든다. 나무에 자란 곰팡이를 먹기 위해 톡토기, 쥐며느리, 노래기, 진드기 등의 곤충이 오고, 선충과 지렁이, 버섯을 먹는 다람쥐까지 온다. 또 나무가 분해되면서 습기를 머금으면 이끼 같은 하등식물이 자라고, 분해가 더 진행되면 분해된 나무 위에 대를 이을 나무가 자라난다.
《고목 원더랜드》는 고목에 생기는 생물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고목이 인간에게 끼치는 다양한 혜택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살펴본다. 한국과 일본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일치시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 탄소중립에 산림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중 고목은 나무가 서서히 분해되기에 탄소 배출을 느리게 만든다. 이때 나무의 주요 성분인 리그닌은 많은 양이 다시 토양에 남아 탄소를 저장한다. 저자는 탄소중립을 이야기하면서 탄소저류를 강화하기 위한 효율적인 임업으로 자연스럽게 주제를 확대해간다.

이끼를 좋아했던 어린 시절부터 고목을 연구하는 대학 교수가 된 현재까지, 저자의 경험과 연구 이야기는 어렵고 딱딱할 것만 같은 내용에 재미와 몰입감을 더해준다. 책을 읽는 동안 고목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인간과 지구 생태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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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니, 황금두더지
캐서린 런델 지음, 조은역 옮김/곰출판/2024
사라져가는 존재에 대한 가장 애정어린 관심과 찬사

황금두더지, 천산갑, 외뿔고래, 해마, 그린란드상어…
얼마 남지 않은 시간, 그들과 사랑에 빠질 마지막 기회
영국 작가 캐서린 런델이 쓴 《살아있니, 황금두더지》가 곰출판에서 출간됐다. 멸종 위기종, 또는 그 아종을 다룬 이 책에는 총 21종의 동물이 등장한다. 기린, 늑대, 곰 등 우리에게 익숙한 동물이 있는가 하면 웜뱃, 황금두더지, 외뿔고래, 천산갑 등 낯선 동물도 담겨 있다. 그러나 그들의 겉모습을 아는 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책을 펼치면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동물들의 생김새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나를 발견할 테니까. 하물며 낯선 동물들은 오죽할까. 인간은 그들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게 없다. 어디에 사는지도,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지도 말이다. 멸종 위기란 단어 속 ‘동물의 사라짐’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 이유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우리와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역사와 문학, 음악 등을 통해 보여주는 한편 동물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친절히 알려준다. 저자의 내러티브를 따라가다 보면 동물들이 어떻게 동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를 돌봐주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책은 이들이 살아있어야 인간이 살아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힘주어 말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분명히 알 수 있다. 바로 지금이 이토록 경이로운 동물들과 사랑에 빠질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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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 이꽃님 장편소설
이꽃님 지음/문학동네/2023
독자들이 선택한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청소년문학 최고의 페이지터너 이꽃님의 가슴 설레는 이야기
“이 소설은 내가 쓴 이야기 중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이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로 20만 독자, 『죽이고 싶은 아이』로 10만 독자를 울고 웃게 한 청소년문학 최고의 페이지터너 이꽃님 작가. 청소년 시기에 꼭 알았으면 하는 것들, 쉽게 말해지지 않는 것들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에 등극시켜 ‘믿고 보는 이꽃님’이라는 수식을 만들어 낸 그가 이번에는 가슴 설레는 첫사랑 이야기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작가 스스로 ‘내가 쓴 이야기 중 가장 좋아한다’고 밝힐 정도로 애정을 가득 담아 쓴 이 소설은, 가족에 관한 아픔이 있는 두 아이가 열일곱 여름 서로를 우연히 발견하고, 굳게 닫았던 마음을 조금씩 열어 가며 이후의 삶으로 함께 나아가는 이야기이다.

한없이 뜨거운 여름날,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 것이 시작이었다. 이상하게 자꾸 생각나고 이상하게 자꾸 걱정되는 그 아이. 하지오에게는 유찬이, 유찬에게는 하지오가 ‘그 아이’로 명명되며 마음 한편에 단단히 자리 잡는다. 그 아이의 아픔을 알아보면서, 난생처음 지켜 주고 싶다는 마음이 싹트면서, 두 아이는 그동안 알려 하지 않았던 자신의 이야기에 처음으로 직면한다. 알게 모르게 두 아이의 아픔을 지켜봐 온 동네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깨닫게 된 사실은,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잃기도 한다는 것. 그럼에도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것. 그 선택으로 인해 아픔을 겪더라도 증오나 냉소가 아닌 다른 태도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 그랬을 때 내 세상이 정말로 변하기 시작한다는 것. 하지오와 유찬은 자신의 삶과 화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한 조각을 품고, 뜨겁고 고통스럽기만 할 것이라 예상했던 이번 여름을 마침내 ‘가장 찬란하고 벅찬’ 둘의 여름으로 빚어낸다.


듣고 싶지 않은 다른 사람의 속마음이 들리는 아이, 유찬
스스로 태어나선 안 되었다고 생각하는 아이, 하지오
‘처음이다. 어쩐지 이 아이 앞에서는 솔직해져도 될 것만 같다.’

이야기는 ‘경상북도 정주군 번영읍’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두 아이의 시선에서 번갈아 가며 서술된다. 남들과 조금 다른 아이, 유찬은 이유 모를 화재 사건으로 하루아침 부모님을 잃고, 장례식장에서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듣게 된다. 그날 이후, 듣고 싶지 않은 다른 사람들의 속마음에 시달려 이어폰으로 귀를 틀어막고 공부에만 몰입한다. 그런데 우연히 같은 동네로 전학 온 하지오와 가까이 있기만 하면 고요가 찾아오는 경험을 한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자 작은 희망이었다. 끔찍한 소음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다는 기대로 하지오를 찾지만, 갈수록 그 이유만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속마음이 얼굴에 다 드러나는 하지오를 보면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걱정하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한다. 아주 오랜만에 느껴 보는 다채로운 감정이 조금은 낯설다.

서울에서 번영으로 전학 온 하지오. 평생 엄마와 둘이 살아온 하지오는 엄마를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유도를 시작했을 만큼 엄마를 향한 애정이 각별한 아이지만, 엄마의 병환으로 평생 있는지도 몰랐던 아빠를 찾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떠밀리듯 아빠가 산다는 번영으로 왔지만, 여덟 시면 거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외지인의 인사는 잘 받아 주지도 않고, 당근마켓에 올라온 건 경운기와 엔진 분무기뿐인 이곳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끔찍하다. 아빠라는 사람도, 아빠와 함께 사는 아줌마도, 마을 사람들도, 체계라곤 찾아볼 수 없는 유도부도, 기차역에서 마주친 유찬이라는 아이도 불편하기만 하다. 앞길이 캄캄한 와중에 유찬, 이 아이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독심술을 한다고 말하는 이 아이가, 꼭 자신을 살려 달라고 하는 것만 같아서.


“이 작은 마을에 대단한 일은 언제나 유도부에서 일어났으니까.”
가장 외로운 아이들이 끝내 외롭지 않은 곳, 번영

다소 거칠어 보이는 번영 사람들이 유난스럽게 좋아하는 것은 운동, 그중에서도 유도다. 번영 사람들에게 유도는 꿈이고 자랑이다. 이곳엔 조금 수상쩍은 이유로, 혹은 인생을 걸 만큼 절실한 이유로 유도를 하는 아이들이 있다. ‘유도부 하이패스’를 외치며 농땡이와 외상이 일상인 붙임성 만렙 유주. 번영고 유도부 유망주이자 어린 동생들의 유일한 보호자로, 유찬의 비극과 직접적으로 얽힌 새별. 이 유도부원들은 등장만으로 공기를 바꾸며 한 사건에 점점 집중하게 한다. 바로 5년 전 화재 사건과 관련해 번영 사람들이 감춰 온 비밀에 대해.

번영에서 오래 경찰로 일해 온 지오 아빠 남 경사, 진짜 메달리스트인지 의심스러운 유도부 코치, 화마로 자식을 잃고 손주를 돌봐 온 유찬의 할머니 등 마을 어른들의 사연까지 하지오와 유찬의 시선에서 다루어지며, 아이들이 자신의 아픔을 마주하고 극복하는 데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다. 도시 생활이 익숙한, 그리고 엄마와의 관계만이 전부였던 하지오와 비극 이후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유찬이 이 작은 마을에서 만나 서로를 향해, 또 세상을 향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는 과정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환하게 만든다. 겉보기와 다르게 정 많은 동네 사람들, 자신만의 레이스를 달리고 있는 아이들, 돌아오는 여름마다 눈부시게 빛날 냇물의 윤슬과 한없이 푸르른 은행나무, 끊이지 않는 매미 소리…… 이꽃님 작가가 그려 낸 번영의 여름은 어쩌면 잊고 살았을지 모를, 나도 모르게 나를 한 뼘 키워 낸 공동체와 공간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뜨거운 여름이 청량한 여름이 되기까지
첫사랑으로 인해 새로 쓰이는 계절

큰일이다.
이제 매미 소리도 모자라 저 태양만 봐도 지금이 생각날 테니까. 그냥 알 것 같았다. 이 아이와 함께하는 이 순간이 내가 겪은 여름 중 가장 찬란하고 벅찬 여름이 될 거라는 걸.
마주하는 순간마다 그리워하게 되는, 유난히도 더운 여름이 계속되고 있었다. (187쪽)

열일곱의 소용돌이치는 감정들과 첫사랑의 두근거림, 강렬한 햇빛에 더 도드라지는 아이들의 결핍과 상처가 여름이라는 계절을 만나 절정에 치닫는다. 한 계절을 통과하는 일이 이토록 치열했음을, 어떤 운명적인 만남은 한 계절뿐 아니라 한 인생을 완전히 새롭게 쓰기도 한다는 것을, 이 이야기는 보여 준다. 하지오와 유찬의 열일곱 번째 여름을 함께 지나오고 나면, 이 계절의 신비로움과 매력에 대해 한껏 말하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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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커 : 이희영 장편소설
이희영 지음/래빗홀/2024
40만 베스트셀러 《페인트》 작가 이희영의 첫 타임슬립 판타지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40만 독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페인트》 작가 이희영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타임슬립 판타지 《셰이커》로 돌아왔다. 소설은 13년을 거슬러 갑자기 열아홉이 된 ‘나우’가 당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친구를 구하면 지금 자신의 여자친구를 잃을지 모르는 상황에 놓이며 시작된다. 작가는 여러 음료를 섞는 셰이커처럼 과거와 현재, 미래가 층층이 뒤섞인 ‘만약’의 세계를 열어 보인다. 삶의 두 번째 기회를 얻게 된 나우는 사랑과 우정 모두를 지킬 수 있을까.
작품 속 다섯 번의 시간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언제로 거슬러 가든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해진다. 어제는 오늘의 과거가 되고, 오늘도 내일의 과거가 되며 내일은 그다음 날의 과거가 된다. 시간 여행을 하지 않고도 과거를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오직 현재뿐이다. 우리는 지금 미래의 나에게 미안해하지 않을 순간을 살고 있는가? 작가의 애틋하고도 묵직한 울림이 매 순간 기억되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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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의 시선 : 김민서 장편소설
김민서 지음/창비/2024
무성한 말들로 상처뿐인 이곳
너와 내가 눈으로 전하는 투명한 진심

『완득이』 『위저드 베이커리』 『페인트』 등 청소년의 현실을 매력적이고 생동감 넘치게 담으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창비청소년문학상이 반짝이는 신예 작가의 새 소설을 선보인다. “마지막 장을 넘긴 뒤에도 잔상이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라는 청소년심사단의 찬사와 함께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수상작으로 선정된 김민서 장편소설 『율의 시선』(창비청소년문학 125)이다.
『율의 시선』은 타인과의 눈 맞춤을 어려워하며 관계 맺기에 서툰 중학생 ‘안율’의 시선을 따라간다. 진심 어린 교류를 이해하지 못하며 반 친구들과도 피상적인 관계만을 유지하던 율은 어느 날 독특한 아이 ‘이도해’를 만나며 자신의 세상에 균열을 느끼게 된다. 율은 그동안 억눌렀던 자신의 감정과 꽁꽁 숨겨 왔던 상처를 마주하고 이도해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우정은 율을 어디로 데려갈까? 매력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인물, 가슴을 울리는 문장과 감동적인 여운을 남기는 결말까지, 창비의 청소년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자신 있게 권할 아름다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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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창비/2022
말라파르테 문학상, 만해문학상 수상작
우리 시대의 소설 『소년이 온다』

2014년 만해문학상,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하고 전세계 20여개국에 번역 출간되며 세계를 사로잡은 우리 시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이 작품은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에게 “눈을 뗄 수 없는, 보편적이며 깊은 울림”(뉴욕타임즈),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다룬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소설”(가디언),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문학평론가 신형철)이라는 찬사를 선사한 작품으로, 그간 많은 독자들에게 광주의 상처를 깨우치고 함께 아파하는 문학적인 헌사로 높은 관심과 찬사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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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창비/2022
인터내셔널 부커상, 산클레멘테 문학상 수상작
전세계가 주목한 한강의 역작을 다시 만나다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입지를 한단계 확장시킨 한강의 장편소설 『채식주의자』를 15년 만에 새로운 장정으로 선보인다. 상처받은 영혼의 고통과 식물적 상상력의 강렬한 결합을 정교한 구성과 흡인력 있는 문체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섬뜩한 아름다움의 미학을 한강만의 방식으로 완성한 역작이다.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했던 『채식주의자』는 “미국 문학계에 파문을 일으키면서도 독자들과 공명할 것으로 보인다”(뉴욕타임스),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산문과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내용의 조합이 충격적이다”(가디언)라는 해외서평을 받았고 2018년에는 스페인에서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받는 등 전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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